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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헌금의 그림자, 6·3 지방선거는 어디로 가는가

6·3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의 공기가 무겁다. 정책 경쟁과 지역 비전이 중심이 돼야 할 선거 국면이 또다시 ‘공천헌금’이라는 낡고도 고질적인 의혹에 발목이 잡혔다.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이 장면은 정치가 과연 어디까지 퇴행했는지를 묻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최근 정치권을 둘러싼 강선우, 김병기 의원 관련 논란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아직 수사와 판단이 진행 중이거나 당사자들의 해명이 이어지고 있는 사안이지만, 문제의 본질은 개인 몇 명의 도덕성 논란을 넘어선다. 공천권이 권력이 되고, 그 권력이 돈과 결합하는 구조가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는 의심 자체가 정치 불신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공천은 정당 민주주의의 핵심이다. 누가 지역을 대표할 자격이 있는지, 어떤 비전과 역량을 갖췄는지를 가려내는 과정이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공천은 때로 ‘정치 생사의 문’이 되고, 그 문 앞에서 돈과 인맥, 줄 서기가 난무한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는다. 공천헌금 논란이 터질 때마다 국민이 분노하는 이유는 단순한 불법 여부를 넘어, 이 과정이 민의를 왜곡하고 민주주의를 훼손한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선거는 생활 정치의 출발점이다. 시장·군수·지방의원은 주민의 일상과 가장 가까운 권력을 행사한다. 이 자리에 오르는 과정이 돈으로 얼룩졌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주민에게 돌아간다. ‘회수해야 할 투자’가 행정 판단을 왜곡하고, 지역 예산과 인허가가 사익의 도구로 전락할 위험을 키운다.
정당들은 늘 “개인의 일탈”이라 선을 긋는다. 그러나 비슷한 논란이 반복된다면 이는 구조의 문제다. 공천 기준은 불투명하고, 심사 과정은 밀실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여기에 공천권이 소수 지도부에 집중될수록 유혹은 커지고, 통제는 약해진다. 이런 토양 위에서 공천헌금 의혹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6·3 지방선거를 앞둔 지금, 정치권이 던져야 할 답은 분명하다. 첫째, 공천 과정의 전면적 투명화다. 점수표 공개, 심사위원 실명과 책임 강화, 외부 인사 참여 확대 등 말이 아니라 제도로 보여줘야 한다. 둘째, 공천 관련 금품 수수에 대해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 의혹이 제기된 인사에 대해선 신속한 진상 규명과 정치적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 셋째, 검찰과 사법기관 역시 선거를 의식하지 않는 독립적 수사로 정치적 중립성을 증명해야 한다.
유권자 역시 방관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공천 잡음이 큰 후보, 설명이 부족한 후보에 대해 묻고 또 물어야 한다. “다 거기서 거기”라는 체념은 가장 위험한 공범이다. 정치가 변하지 않는 이유는 바뀌지 않아도 된다고 믿게 만드는 무관심 때문이다.
강선우, 김병기 의원을 둘러싼 논란의 진실은 결국 수사와 사실로 가려질 것이다. 그러나 그 결론과 별개로, 이번 사안이 또 하나의 ‘흐지부지’로 끝난다면 6·3 지방선거는 시작부터 신뢰를 잃게 된다. 정치가 스스로를 정화하지 못할 때, 국민은 더 냉혹한 심판으로 답해왔다.
공천헌금의 그림자를 끊어내지 못한다면, 어떤 공약도 공허하다. 이번 지방선거가 낡은 정치의 반복이 아니라, 정치 개혁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이제 공은 정치권과 유권자 모두에게 던져졌다.


